남우연기상-<황해> 하정우
<용서 받지 못한 자>(2005)로 영평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던 배우 하정우는 <마들렌>(2002>에서 최근 개봉작 <의뢰인>(2011)까지 <황해>(윤종빈 감독)에서 구남이 달렸던 것처럼 10년 가까이 달려왔다. 하정우의 가장 탁월한 점은 무엇이든 다 받아들이는 듯한 블랙홀 같은 눈빛이다. 그의 눈빛은 그래서 여러 영화에서 다양하게 웅숭깊은 기를 뿜어낸다. <황해>의 구남은 처절하면서도 강한 캐릭터다. 청부살인을 맡아 초조하게 기회를 기다릴 때도, 자신을 죽이려는 적과 절박한 사투를 할 때도 하정우의 눈빛은 우물속 같다. 던져 넣은 두레박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바닥에 닿을 때 들리는 ‘퉁~’하는 울림이 들리는 것 같다. 상상력과 직관으로 캐릭터의 가장 이상적인 형상을 구현하는 그는 어떤 역할이든 즐기면서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 몸에 밴 듯 자연스러움이 바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황영미(영화평론가, 숙명여대 교양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