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남북분단 상황을 새처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미지를 단 한 컷으로 보여주는 신이 있는데, 바로 남과 북을 오가며 이산가족의 편지를 전해주는 정체불명의 배달부인 주인공이 휴전선의 높은 철조망을 기다란 장대로 뛰어넘는 장면이다. 분단 상황에 대한 김기덕 감독 특유의 기발한 발상과 접근법, 정제되지 않은 전재홍 감독의 신선한 연출력이 만들어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분단 드라마!
지구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민족 분단역사의 상흔을 심각한 정치적 이데올로기대신에 아이러니와 유머, 감성적인 로맨스를 뒤섞어 새로운 스타일과 캐릭터를 탄생시킨 <풍산개>는 실험과 도전정신을 통하여 한국영화의 새로운 지평선을 보여준 작품이다.
한옥희(국제영화비평가연맹한국본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