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신은 패자예요
베넷 밀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야구 영화 <머니볼>(2011)은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빌리 빈Billy Beane(브래드 피트 분)이라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Oakland Athletics 야구팀 단장을 소재로 해, 스포츠 드라마이자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만일 이 영화를 보았다면, 먼저 이 영화에 관한 당신의 성실도와 센스를 체크해 보자. 마지막 시퀀스에서 빌리 빈은 차를 타고 가며 딸이 직접 녹음해 들려주는 「The Show」라는 팝송을 듣는다. 그는 딸의 소박하고 정겨운 그 노래를 들으며, 눈이 충혈될 정도로 북받쳐 오르는 어떤 감정을 느낀다. 카메라는 그의 붉어진 안구 주위를 천천히 오랫동안 보여준다. 그리고 암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그의 후일담이 자막으로 제시된다. 그 동안에도 딸의 노래는 계속된다. 그런데 그 노래의 끝 구절을 주의하여 들었는가? 원곡에는 없는 구절이 다섯 번에 걸쳐 삽입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You are such a loser, Dad”이란 구절이다. 놀라운 승리와 혁신을 이뤄낸 사람에게 “아빠, 당신은 패자에요...”라니? 이 노래의 가사는 이 영화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고, 딸이 부르기 때문에 더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집중했던 야구경기의 시즌이 끝나고 듣는 딸의 노래는 기묘하다. 아빠, 당신은 패자에요…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해의 야구시즌이 끝났다. 빌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야구팀의 제너럴 매니저(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단장’ 혹은 ‘선수 영입 책임자’)로서 그 동안 우수한 선수들을 발굴해 냈지만 그의 팀은 포스트 시즌에만 간간히 진출할 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는 못한다. 그가 발굴한 선수들(지암비Jason Giambi, 데이먼Johnny Damon, 이스링하우젠Jason Isringhausen 등)은 이제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 더 높은 금액으로 그들을 사려는 팀들이 있고, 빌리의 팀은 그들을 붙들 수 있는 금액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팀은 저예산 야구단이기 때문에(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연봉순위는 대체로 25위 안팎에 머물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이런 식의 게임규칙이 작동하는 장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가 없다.
그는 구단주에게 찾아가 더 많은 지원금을 부탁해 보지만 거절당한다. 야구 경기장 안에서는 공정한 게임이 진행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선수를 영입하는 데 있어서는 공정한 게임을 할 수가 없다. 돈이 더 많은 팀이, 더 많은 화폐를 지불할 용의와 능력이 있는 팀이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으니, 더 우수한 선수들을 가진 팀과 그렇지 못한 팀 사이의 경기를 두고 공정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능력이 없으면 그 판에서 나가든지, 그 판에 남고 싶으면 어떤 식으로든 재주를 부려야 한다. 그것이 냉정한 게임의 규칙이 작동하는 세계의 모습이다.
자기 팀의 재정적 상황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발휘하기 위해 선수들을 찾고, 발굴하는 작업을 해온 그는 이제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선수 영입 위원회에서 사람들은 떠든다. 누가 낫고, 누가 전망이 있으며, 누구는 안 된다고. 하지만 빌리는 다른 방식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의 강자, 자본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사가는 팀이 있는 한, 이런 방식의 게임에서 자신들의 팀이 승자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그는 야구 경기와 야구 경기를 둘러싼 세상의 법칙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인데, 그 법칙은 힘의 우열에 의해 승패가 잠정적으로 결정된 그런 세상이다. 그것이 빌리가 처해있는 야구판의 법칙이며, 나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치다.
빌리는 선수 영입을 위해 클리브랜드 인디언스Cleveland Indians 팀에 갔다가, 거기서 피터 브랜드Peter Brand를 만난다. 피터는 자신만의 통계이론을 바탕으로 선수 영입에 관한 색다른 관점을 가진, 예일대 경영학과 출신의 신출내기 선수영입 위원이다. 피터는 빌리에게 다들 잘못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에 돈을 낭비하고 있으며 선수를 살 것이 아니라 승리를 사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점을 바꾸면 영입해야 할 선수들의 명단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관점과 운영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빌리는 피터를 영입하고 그와 함께 통계와 통계분석에 기초한 선수 영입을 시작한다. 그것이 이른바 ‘머니볼Moneyball’ 이론이다. 이름값 대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를 선발하며, 타율보다는 ‘출루율+장타율’을, 평균자책보다는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을 통계에 기반해 선발하는 시스템이다. 즉 인지도나 인기가 아니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를 평가한다. 경험이나 ‘감’(intuition)에 의존한 판단이 아니라 통계가 보여주는 철저한 ‘사실’(fact)에 기반한 영입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시도는 적지 않은 반대에 부딪힌다. 선수 영입 위원회가 반대하고, 언론이 조롱하고 급기야 감독조차도 빌리의 이론에 기초한 선수들을 경기에 투입하지 않아 그 선수들은 벤치를 지키고만 있다. 빌리가 그 선수들을 기용할 것을 아무리 주문해도 감독은 냉정히 말한다. “선수를 사서 팀을 구성하는 것은 네 몫이지만 그 선수들을 사용하는 것은 내 권한이다.” 그 선수들이 경기에 투입되지 않는다면 빌리의 선수 영입의 방침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그는 감독이 중용하는 선수들을 다른 팀에 팔아 버린다. 이제 감독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빌리가 영입한 선수들을 기용해야만 한다. 그러자 신통하게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놀라운 연승행진을 하기 시작한다. 빌리의 예측이 적중한 것일까?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극적인 연승 행진을 시작하여 끝내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영화는 마지막 20연승을 기록하는 캔사스시티 로열스Kansascity Royals와의 야구 경기 장면을 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11 대 0이라는 스코어에서 다시 11 대 11이 되고, 그리고 위기에서 빌리의 선수 스캇 해티버그Scott Hetteberg가 끝내기 홈런을 날림으로써, 그들 팀은 20연승이라는 아메리칸 리그 신기록의 위업을 달성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미국 야구사에 새롭게 쓰여진 기록의 신화가 되었다.
빌리는 그 놀라운 기록이 입증하는 경영 방식(머니볼 이론)에 의해 호평을 받고 보스턴 레드삭스Boston Redsox로부터 엄청난 금액(1250만 달러)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그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며 골리앗에 대응하는 다윗의 자세를 보여주었다고 평가받았다. 한 경기를 승리하는데 뉴욕 양키스 팀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용한 것이다.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의 경영학이다. 그러나 그는 이적을 거부하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남는다. 그리고 영화는 빌리의 회한에 북받친 울음을 보여주며 끝난다.
이 영화가 끝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빌리가 20연승이라는 기록을 이루어내고서도 졌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왜 야구장 한 가운데 누워 설움에 북받친 울음을 우는 것일까?” “딸이 녹음해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며 그가 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왜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지 않았는가?” 등등. 경기가 끝나고 빌리는 피터에게 자신들은 졌다고 말한다. 실제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패배했기도 하지만, 이 장면은 20연승 장면 바로 다음에 나오기 때문에 다소 의아스럽다. 그의 딸 또한 그가 패자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주의해서 보아야 할 장면은 비디오 분석실 카메라에 잡힌, 빌리가 운동장 한 가운데 누워서 오열하는 장면이다. 그는 왜 그토록 찬탄할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스럽게 울어야만 했는가? 그래서 이제 독자-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사유를 시작해야 한다. 거기에 이 영화의 메시지, 감독이 전하려는 야구와 사회, 그리고 인생의 비밀이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 시장 밖은 없다
빌리 빈, 그는 ‘머니볼’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그것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야구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미국 야구 역사에 획을 긋는 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자신의 몸값을 놀라울 정도로 불렸다. 그런데도 스스로는 졌다고 말한다. 사실 빌리의 선수영입방식은 사실 통계를 통해 얻어진 결과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팀이 주목하지 않는 선수를 통계를 통해서 구입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다른 팀들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 다른 팀들이 주목하지 않는 틈새를 통계로 극복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른 팀들이 모두 통계학을 사용해 선수를 영입한다면 그들의 영입방식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역시 이번에도 돈이 많은 팀이 통계를 바탕으로 도출된 우수한 선수를 사게 될 테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통계학의 우수성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새로운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이 중요해진다. 다른 사람들이 일을 처리하는데 의존하는 방식, 어떠한 룰이 지배적으로 통용되는 패러다임인가 하는 물음이 중요하게 된다. 달리 말해 ‘머니볼’이라는 선수평가 방식과 영입 방식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다른 팀과는 다른 선수영입 패턴을 구사했다는 것이 주요한 효과를 낸 것이다. 하나의 시장(이 영화에서는 야구선수 시장) 내에서 다른 상품 구입방식을 채택한 것이 성공한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듯, 금융이나 경영이론에 적용될만한 모범사례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얻어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는 어떤 하나의 계, 매트릭스(matrix)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이 매트릭스에서는 특정한 게임의 룰이 통용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거기에 따른다.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어떤 룰과 매너가 있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우리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그런 방법과 상식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빌리는 그 방식을 따라가서는 승자가 될 수 없음을 느끼고 다른 식으로 플레이를 시작한다. 여기서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다른 방식을 사용해 ‘성공’한 사례가 아니라, 이 다른 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판’의 강자들이며, ‘판’의 규칙, 나아가 이 ‘판’ 자체다.
선수 영입 위원회에서 빌리는 질문한다. 문제가 무엇인가? 다들 문제는 떠나버린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빌리는 그보다 더 근원적이고 심층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부자 팀과 가난한 팀, 즉 돈을 누가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 시즌이 끝나고 선수를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에서 공정한 게임이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돈이 많은 팀이 우수한 선수를 살 수 있고, 빌리의 팀은 그렇게 결정된 시장법칙의 지배 아래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위해 분투할 뿐이다. 그는 이런 게임의 규칙에 대해 경험적으로 환멸을 갖고 있으며, 그 문제에 맞설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 한다.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원하는 것이다. 아니 그러한 게임법칙의 균열, 틈새를 찾는 것이다.
미국의 야구시장처럼 (한국도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냉철한 시장의 법칙을 보여주는 곳도 없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듯이 선수들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며, 선수이기 이전에 상품이다. 그들은 야구경기를 하는 상품이고, 승리와 우승을 위해서 그의 역할과 기능이 기대되고 소용되는 도구다. 경영(승리)을 위해서 인간은 통계와 숫자로 환원되고 분석되어야 하며, 그래서 그가 필요하면 대가를 지불하고 사 오며, 필요 없어지면 지체 없이 방출하거나 트레이드한다. 중요한 건 승리이지, 상품 그 자체가 아닌 탓이다. 시장이 곧 세계라면, 세계 안의 모든 것이 상품이다. 이것이 야구, 나아가 우리 사회-삶의 시장원리다.
이 자본주의적 시장 원리와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빌리의 방식이 성공하자, ‘밤비노의 저주’(밤비노Bambino는 베이브 루스의 별명이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1920년 베이브 루스Babe Ruth를 방출한 뒤,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불운을 일컫는 말이다. 보스턴 레드삭스 팀은 빌리 빈의 ‘머니볼 이론’을 차용하여 2004년, 8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이 저주를 종식시켰다)에 시달려 80년 간의 승리에 굶주린 보스턴 레드삭스는 그를 사려 한다. 빌리는 거절하지만 결코 유쾌할 수가 없다. 그는 젊은 시절, 돈에 의해 인생을 결정해 본적이 있고,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그의 우울은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진정한 야구, 진정한 승리를 일구는 삶 따위는 계측할 수 없고 살 수 없는 것인데도, 그들은 또 그를 사려한다. 성급하게 메이저 리그의 뉴욕 메츠New York Mets에 입단한 빌리는 이후로 영락(패배)의 세월을 살았고, 그래서 선수나 감독이 아닌 스카우터의 길을 걷게 되었다. 모든 것이 상품, 교환가능하며 대체가능한 소모품으로 존재하게 되는 시장-판에서 성공을 거두어봤자, 도리어 자기 몸값을 불리는 것에 불과하고, 누군가에게 더 탐나는 상품이 되어버릴 뿐이다. 빌리 그 자신이 야구라는 스펙터클에 누구보다 충실히 복무한 셈이다. 역시 문제는 ‘판’이며 판의 운영방식이다. 모든 것을 사버릴 수 있는 판, 모든 것을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있는 판의 룰. 그게 문제다. 자본과 시스템 앞에서는 승자와 패자의 기준은 재점검되어야만 한다. 그 시장판에서 자신만의 삶과 인생을 살아냈는가가 성공과 실패의 진정한 기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빌리는 말한다. “야구란 것이 팬들에겐 그저 즐거움이고, 티켓을 팔고 핫도그를 파는 일이다.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야구는 그저 오락거리이며, 어떤 이는 그들의 승리와 기록에 열광하며 또 누군가는 그들을 산다. 이런 판에서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승리했을망정 진정한 승리를 일군 것은 아니었다. 승리란 그 판 자체를 바꾸는 것이고, 판을 빠져나가는 것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며, 적어도 타인들의 망(사회)에서의 성공과 자기 인생에서의 성공 사이에는 언제나 일정한 차액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판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내지 못했다면,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업적을 이루어냈더라도 승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그리하여 빌리의 선구적인 방식은 다른 팀의 벤치마킹이 되어 판을 도리어 키워줄 뿐이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 판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그가 야구판을 떠나도 어차피 마찬가지다. 세상은 결국 야구-시장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가 패배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판을 바꾸지도,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게임규칙의 장 안에서 사람들이 주목하지 못한 새로운 규칙을 발견했을 뿐이며, 그 규칙도 곧이어 상용화되고 상품화된다. 그렇다면 이 게임의 장의 균열을 만들기 혹은 게임의 장 외부로의 탈주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아니 그것이 도대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하지만, 이 영화는 자본이나 제도와 시스템을 비판하는 것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미덕이 있다면 그것은 그 판 안에서 어떻게 진짜 승리를 일구어 내는가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 장르인 야구로, 가장 대중적인 삶의 방식을 넘어서기. 여기서 중요한 건 단지 (야구라는) 특수한 분야가 아니다. 아무리 분야와 장르를 바꾼다 해도 다른 곳 역시 동일한 방식의 룰이 지배하고 있는 세계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므로 분야를 바꾸는 것으로는 판 자체를 전복시킬 수도, 판의 외부를 사유할 수도 없다. 아마도 중요한 것은 판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에서 누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느냐일 것이다.
3.패배하지 않는 기술
빌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촉망받는 선수였다. 심지어 그는 야구계의 5복으로 불리우며 “잘 뛰고 잘 막고 잘 던지고 잘 치고 힘 있는”, 즉 공격과 수비, 속도와 파워 면에서 독보적인 선수였다. 그런 그에게 뉴욕 메츠New York Mets의 스카우터들이 찾아와 입단을 권한다.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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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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