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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지원상: 김동령‧박경태 <거미의 땅>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기억 행위

맹수진(영화평론가)

 

 

올해 독립영화지원상은 김동령, 박경태 감독의 <거미의 땅>으로 결정되었다. 마지막까지 두 작품이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는데, 최종적으로 논의에 붙인 두 작품은 각자의 장점과 개성이 너무도 뚜렷하게 다른 작품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독립영화지원작 선정은 작품의 우열이 아니라, 이 상이 수상작 감독의 차기작을 배급하는데 얼마나 유용하게 쓰여질 수 있는가를 놓고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거미의 땅>은 2013년에 완성된 작품이다.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같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수상했을 뿐 아니라, 국내외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널리 상영되며 작품의 미학적, 주제적 가치를 일찌감치 입증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완성된 지 3년이 지난 올해 가까스로 극장 개봉을 했다. 그만큼 기존 다큐멘터리 문법의 관성을 벗어난 이 영화는 작품의 완성도 및 미학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환영받기 어려운 영화였다. 이 영화는 철거를 앞둔 경기 북부 기지촌 여성들의 삶, 사라지는 공간을 기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인물들의 삶, 이들의 삶의 터전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기억할 것인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 온 두 감독의 협업은 역시 기지촌 여성을 다룬 2005년 작 <아메리칸 앨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상을 완전히 이해한 듯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다큐멘터리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여온 이들의 작업은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 선 인물들을 충실히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섣부른 개입과 설명을 배제하고 충실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대상을 관찰하면서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오랜 시간의 관찰 속에서 카메라 앞에 드러나는 대상의 삶은 특정한 의미로 손쉽게 확정되지 않는다. <거미의 땅>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사려 깊은 관찰에서 시작되는 영화는 서서히 시간과 공간,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세 여성의 삶과 기억을 뒤섞으면서 사라지는 존재를 ‘기억’하는 수행적 행위가 되어간다. 이 영화는 소멸을 강요받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자 사라지는 공간에 대한 기억이다. 그 세밀한 기억, 기록의 행위를 통해 황량하고도 쓸쓸한 우리 시대의 조각난 이미지가 구성된다.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기억 행위. 두 감독은 현재 이 인물들 가운데 한 사람에 초점을 맞춰 또 다른 작품을 만들고 있다. 상당히 진척된 이들의 차기 작업은 <거미의 땅>처럼 너무 오래 유령처럼 배회하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관객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상이 그러한 길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본상의 전문심사위원단(평단) : 곽영진, 맹수진, 변성찬
본상의 참여기업 및 자문위원단(극장측) : 백두대간(아트하우스 모모), 엣나인(Art나인), 인디스페이스, CJ(CGV아트하우스) -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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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7-02-24

조회수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