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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상: 곽태용‧황효균 <부산행>
몸과 정신을 할퀴고 엄습하는 오늘날의 데자뷰

강익모(영화평론가,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영평의 기술상은 음향이나 조명, 특수효과(메이크업 포함) 등을 살펴 매년 그해 가장 우수한 기여를 한 담당분야 아티스트에게 시상한다. 올해의 기술상은 의심의 여지없이 <부산행>이 차지했다. 차 순위를 차지한 <아가씨>는 광복 전 시대 재현의 미술 분야 성과를 눈여겨 봐 달라 애교를 보였지만 좀비의 그로테스크에 지고 말았다.

낭자한 피와 얼굴이 꺾이는 대파란의 행렬이 시작되는 서울역 발 부산행 KTX 속 좀비들을 표현하는 일은 고난이도 작업이었다. CG나 미술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특수분장은 현장작업에 특히 많은 시간이 투여된다. 희생자 모두의 얼굴과 너부러진 더미에까지 효과를 가해야 하는 광대한 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배우 및 출연자 모두에게 효과를 가해야 하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이 아닌 작업 조건을 맞추기는 더욱 어렵다. 지난한 어려움의 이면에도 불구하고 <부산행>의 특수 분장에 경주된 노력은 일본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와 비교되면서 더 크게 부각된다. 같은 소재와 내용의 <서울역>이라는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보아도 <부산행>의 분장 담당자 곽태용과 황효균은 쾌주의 선봉에 선 것으로 보인다.

자고 나면 새로운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선글라스 쓰고 ‘문화융성’의 팻말을 들고 말을 탄 좀비들이 나타나 우리의 몸과 정신을 할퀴고 엄습하는 암울한 데자뷰를 이 영화는 마치 미리 보여주려고 예견한 듯 보인다. 고향행에서, 혹은 나들이, 사무 차, 또는 근무지라 거기라 겪게 된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을 만나는 다양한 인물군상의 기괴함을 고민하고 보여줘 약 1160만 명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단순 복제나 흉내의 작업이 아니고 그럴싸한 개연성을 담보한 고민의 결과물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이 엠 어 히어로>의 농구선수 좀비의 의외성과 견주어 보면 <부산행>은 한정된 공간의 역학과 물리적 이동성을 잘 구현해내어 차별화를 보여주었다. 메르스 사태와 그 증후군을 통한 관객의 눈높이를 잘 맞춘 특수한 스토리장치 역할을 분장이 해낸 경우다. 이는 스토리와 캐릭터, 표현물의 깊이를 아는 아티스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영평의 기술상은 어찌 보면 일반 관객의 판단과 가장 궤를 같이하는 공감분야일 것이다. 평단과 관객이 동승해 같이 가치를 평가한 <부산행> 특수분장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제 역할들을 맡아 연기해 낸 배우들과 얼굴을 가리고 촬영 현장에서 땀을 흘린 엑스트라와 기술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격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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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7-02-24

조회수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