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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연기상: 이병헌 <내부자들>
인간미 넘치는 실험적인 연기

한옥희(영화평론가)

 

10년 전, 영평상 시상식에서 <달콤한 인생>으로 연기상을 수상하는 이병헌을 보고 나는 한류스타를 넘어서는 글로벌스타의 면모를 예상했다. 그 후 할리우드로 진출해 <지.아이.조>를 출발점으로 동양배우로서는 드물게 악역이 아닌 점차 비중 있는 역할로 성장하며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한 이병헌. 다행스럽게도 나의 기대는 현실화되었다.

<내부자들>에서 그의 연기 변신은 “미친 듯이, 불꽃처럼 폭발하는 카리스마”를 여지없이 드러내며, 옷을 갈아입듯이 자유자재로 새롭고 다양한 연기의 패턴을 보여준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를 그대로 인용했다가 비난의 몰매를 맞은 사건부터, 뉴스만 틀면 터져 나오는 더 강도 높은 충격적 사건들, 정치계 언론계 검찰을 거미줄처럼 촘촘히 둘러싼 ‘비선실세’ 의혹 등 각종 비리들은 <내부자들>이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내부자들>은 권력 있는 사람에게 줄을 잘서야 성공할 수 있는 한국의 속살과 ‘헬조선’으로 불리는 한국사회에 만연해있는 부정과 비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낱낱이 파헤쳐 보여주고 있다.

안상구(이병헌)는 선거운동에 동원되던 정치깡패 조직에서 조직 생활을 시작했고, 독립한 뒤에 엄청난 거물로 성장하여 정계, 재계와 깊숙이 관련된 최고의 조폭두목이 된 자로서, 정치 깡패 출신답게 정재계의 온갖 지저분한 뒤치다꺼리를 처리하는 대가로 암흑세계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원작의 안상구는 코믹한 캐릭터가 아니라 무식하고 저돌적으로 나가는 캐릭터였는데, 이병헌의 제안으로 무겁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이야기 속에 관객들이 숨 돌릴 수 있는 포인트를 집어넣어 ‘약간 덜 떨어진 것 같은 유머를 구사하는 정치깡패’,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재탄생되었다.

달콤한 천국의 가장 화려한 순간부터 피비린내 나는 지옥의 밑바닥으로 추락하기까지 다양한 안상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하여 이병헌은 변화무쌍하고 파격적이기까지 한 연기 변신을 펼쳐 보인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받아치는 표정과 촌철살인의 눈빛, 액션 장면에서의 순간적 표정과 허를 찌르는 돌발행동, 상황에 알맞은 애드리브 등 이병헌이라는 스펙트럼은 실로 다양한 빛깔을 뽐낸다. ‘여우같은 곰’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반된 요소, 타고난 아우라와 미장센과 목소리에, 촌스러운 정치깡패의 모습과 전라도 사투리 등을 뒤섞어 놓은 그의 실험적인 연기 배합이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색깔과 강렬한 톤으로 빛을 발했다.

안상구는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복수를 꿈꾸며 끊임없이 도전한다. 이병헌도 목표를 높이 세우고 도전했다. 작품들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물론, 한국을 넘어서 미국까지 시장을 넓히며 그가 쌓아올린 활약상은 개인뿐 아니라 한국영화의 업적이자 유산이다. 안상구처럼 이병헌도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배우로서의 불리한 한계와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세계무대의 한복판에서 활약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세계정상을 향한 끊임없는 도약과 불가능에 도전하는 글로벌스타의 진면목을 지구촌의 수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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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7-02-24

조회수313